장흥군, 찬반 논란끝에 '간소복'으로 수위 조절
외부 시선 차단하기 위해 대나무로 '차림막' 쳐
전남 장흥의 편백나무 산림욕장 '비비 에코토피아'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지난달 30일 장흥 억불산 일대 편백나무 숲에 조성된 비비 에코토피아엔 하루 100~200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다. 장흥군은 지난 4월부터 장흥읍·안양면 일대 편백나무 조림지에 '치유의 숲'(20㏊)을 조성하기 시작해 비비 에코토피아(2㏊)를 가장 먼저 완공했다.
이곳서 가까운 장흥의 명물 '우드랜드'(통나무집 등)를 찾은 관광객들은 비비 에코토피아에 들러 들머리에서 직원들에게 "옷을 어디까지 벗어야 하느냐?"고 문의하기도 한다. 애초 알몸으로 숲을 걸을 수 있는 '누드 에코토피아'를 조성하려던 계획이 입소문을 탔기 때문이다.
장흥군은 '누드 숲'을 둘러싼 찬반 논란 끝에 간소복을 입는 것으로 수위를 조절했다. 산림욕장 이름을 '생생한'이라는 뜻의 '비비드'(vivid)라는 단어를 사용해 '비비 에코토피아'로 바꾼 것도 이 때문이다.
일단 비비 에코토피아는 체험객들에게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알몸과 가장 비슷한 상태에서 호젓하게 숲길을 걸을 수 있는 친환경 소재의 간소복 때문이다. 면으로 만든 간소복은 바람이 잘 통해 착용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입장객들은 간소복을 입고 편백나무 숲을 자유롭게 걷는다. 또 편백나무가 깔린 토굴과 움막, 원두막과 평상 등에서 쉬면서 느림의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 장흥군 산림과 백동근(30)씨는 "간소복은 마음을 먹고 자세히 들여다봐야 속이 살짝 비칠 정도여서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군은 또 외부의 시선을 차단하려고 대나무로 차림막도 쳤다. "지역을 알리기 위해 개장식 때 알몸으로 숲을 걷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던 이명흠 장흥군수도 최근 간소복을 입고 내부 시설을 둘러봤다. 체험객들은 "처음엔 외설스럽게 생각했는데, 이 정도면 괜찮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간혹 "젊은 여자들이 많이 오느냐"는 전화 문의도 심심찮게 걸려온다고 백씨는 전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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