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프던 시기에 문득
글이 써지지 않았던 경험이 있다.
이제는 다른 직업을 가져야 하나 하는
위기감도 느꼈다. 모든 사고 작용이 멎고,
모든 감각이 마비되고, 모든 언어를 잃어버린 듯한
그 정지의 상태는 몸의 건강이 나아지는 것과
비례해서 천천히 회복되었다. 건강이 회복되고
다시 글을 쓸 수 있게 되었을 때, '문체는
곧 육체다'라는 저 유명한 명제를
온몸으로 이해할 것 같았다.
- 김형경의《사람풍경》중에서 -
* 몸이 아프던 시기.
누구에게나 있는 고통의 시간입니다.
모든 것이 귀찮고 힘들어집니다. 어느 날은
글쓰기 커녕 숨을 쉬는 것조차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평소 건강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나의 건강을 챙겨주는 사람이 얼마나 고마운지를
깊이 깨닫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몸이 아프지
않아야 글도 잘 써집니다. 문체의 건강도
육체의 건강에서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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